작성일 : 16-06-30 15:11
13회 한중포럼 덩위원 강연원고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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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대북 제재 이후의 중국과 북한의 관계

덩 위 원(鄧聿文-전 중국공산당 학습시보 부편집장)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만큼이나 복잡하다. 중국과 북한은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로서 사회제도가 서로 같고 역사적으로도 많은 관련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발전의 경로와 방향이 서로 동상이몽이며, 표면상으로 우방관계를 유지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그것 또한 모두 허구일 뿐이다. 달리 말하면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이미 정상적인 국가관계라고 할 수 없으며 과거의 특수관계를 어중간하게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해온 특수관계의 잔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어, 나는 이러한 관계를 반신불수의 관계라고 말한다. 리수용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이러한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북한의 제7차 당대회에서 노동당의 정치국위원이자 국제부장이 된 리수용은 김정은과의 특수관계로 말미암아 조선노동당 중국방문단을 이끌고 시진핑 주석을 면담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리수용은 김정은의 특사로서 조선노동당 제7차 당대회에 관해 설명하면서 다음 3가지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시 주석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번 가을에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가능하겠는지를 타진하는 것이었다.

리수용의 중국방문은 김정은이 집권 이후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 북한의 고위층 인사를 보낸 첫 번째의 일이라 할 수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북한은 최룡해를 중국에 보낸 바 있으나, 첫 번째 방문은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중국 어선의 석방을 위한 것이어서 별로 큰 의미가 없었고, 두 번째 방문은 중국의 제70주년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리수용의 이번 중국 방문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시작되고서 3개월째 되는 때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제7차 당대회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북한을 곤경에 처하게 하고 있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중단시켜 식량부족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하자 유엔은 32일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군사적 제재를 가할 것을 통보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전략물자를 수출할 수 없게 함과 아울러 북한에 대한 항공유 공급을 중단시켰으며, 금융에 대한 제재도 가했다. 또 북한으로 들어가거나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화물에 대한 조사를 의무화한 데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은 별도의 제재조치를 강구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미국은 리수용이 중국을 방문하던 바로 그날 금융제재를 추가했다.

북한은 장기간에 걸쳐 빈곤과 어려움이 누적되어 왔기 때문에 이러한 제재를 버텨낼 힘이 없다. 김정은은 제7차 당대회에서 전력부족이 중대한 문제임을 경고하면서 자구책으로 생산독려운동을 제시했으나, 국제사회의 엄중한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제7차 당대회에서 밝힌 경제성장 5개년계획을 달성할 가능성은 없다.

그 가운데 식량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북한은 최근 몇 년간 가뭄이 계속되어 농작물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근본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년에는 더욱더 위급한 상황이 되었다. 유엔 식량기구인 FAO가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작년도 쌀 생산량이 2014년보다 11%나 줄어 식량배급체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금년 3월에는 1인당 식량 배급량이 370g으로 대폭 줄었는데, 이것은 유엔이 추천하는 600g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북한 스스로 책정한 573g에도 크게 못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고,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영양실조의 비율이 41.6%로 급속도로 늘어났다. 유엔은 금년에 약 12100만 달러어치를 지원할 다양한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로 국제사회에 도발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지원양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백성한테는 먹거리가 하늘인지라, 먹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또 그 개선의 전망이 없을 때는 김정은의 통치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도 이 점을 알기 때문에 중국에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 노동당 사절단이 이번에 중국에 1백만 톤의 식량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만약 이 요청이 김정은의 중국방문과 함께 추진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 등 여러 나라들과 접촉을 시도해왔다. 특히 리수용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국에 군사회담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러한 각도에서 볼 때 김정은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코가 닳아 회색이 되도록 땅에 엎드려 빅 브라더인 중국의 다리를 강력하게 붙들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 우방이라는 오래된 노래를 계속해서 부르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을 읊조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엔의 제재가 계속되어 김정은이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리면 다시 중국에 의존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해서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중국이 어떻게 북한을 다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리수용이 중국을 방문한 바로 다음 날 북한은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리수용이 시진핑을 면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으나, 시 주석은 리수용을 면담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북한이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분명하며, 관련 당사국들이 냉정하고 자제력을 발휘해서 소통을 강화하면서 지역 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말은 김정은의 구두친서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중국이 조변석개하는 북한의 태도를 어찌 알지 못하겠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정세, 특히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변함에 따라 북한의 태도도 변하는데, 이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함에 있어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북한 핵문제에도 영향을 받으며, 지역내의 정치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중국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 핵문제는 다음 3가지 측면에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첫째,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불안하게 되면 한반도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점, 둘째, 북한의 핵무기 실험장소가 중국에서 불과 100킬로미터 안에 있어 중국의 국가안보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 셋째, 중국에 인접해 있는 일본과 한국이 군사력을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해도 어찌할 수 없게 되어 중국 주변의 정세가 악화된다는 점이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지역내의 정치상으로는 두 가지 차원의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지리적이고 기술적인 차원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적인 차원의 의미이다. 전자의 관점에 의하면 냉전시대의 무기 내지 재래식 무기의 시대에는 북한은 중국에 완충지역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핵무기와 미사일 시대에는 그 역할이 미미할 뿐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왜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포기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은 아직도 정치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중국이 북한을 잃거나 북한이 스스로 붕괴하게 되면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북한을 유지시켜준 데 대해서 엄청난 문책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의 합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변혁을 바라는 민중의 요구와 행동이 현재보다 더 강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북한정권의 존재는 아직도 중국에 완충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중국이 북한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형세상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중국 주변의 형세가 어떠하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특히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나쁠 때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북한이 중국의 완충지역이 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에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폭발 직전에 이를 정도로 나빴는데, 특히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은 북한과의 갈등을 완화해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압력에 대응해왔다. 이론상으로는 중국과 북한의 사회제도가 서로 같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갈등과 도발이 있더라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거셀 때는 그것이 감경된다. 중국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북한의 실제행동과 태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북한이 중국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취하거나 적대시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또한 당연히 훨씬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나빠져 왔고, 심지어 중국은 북한이 중국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핵문제가 근본문제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중국과 북한은 서로 화합할 수 없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래서 이것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는 결정을 하기 전에는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어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없어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반신불수의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오래 지속될 것이며, 그 관계는 외부환경의 변화 특히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따라 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