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2-28 11:21
탈북자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은 없는가.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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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은 없는가.

한중문화협회 회장 이 영 일

탈북자 문제의 처리를 놓고 한중양국 간에 외교적 갈등이 일고 있다. 불법월경자(不法越境者)를 북송하겠다는 중국의 입장과 탈북자들을 인도적 견지에서 제3국으로 보내거나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한국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 간에 갈등이 빚어질 경우 이를 해소하는 전통적 방법이 외교적 해결이며 외교적 문제해결의 대전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성격을 재구성해보는 노력이라고 하겠다.

중국은 여권도 비자도 없이 중국 땅으로 무작정 넘어오는 북한 탈출인들 문제로 오래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는 여권이나 비자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고 또 그 사안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고 일용할 양식 때문일 경우 대부분 눈감아주기도 했다고 한다. 또 정부의 노력으로 제3국으로 추방된 탈북자수도 적잖았다.

필자가 만난 중국의 한 고위층 인사는 지금도 중국은 탈북자들을 전면적으로 색출하기보다는 북‧중간의 변경협약(내용불명)에 따라 국경관리의 일반적 수준에서 형식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중국의 속사정도 모르고 한국의 언론들이 중국을 국제규약을 무시하는 국가로 매도할 경우 중국은 탈북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탈북행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또 탈북자가 발생하지 않을 만큼 북한경제가 회복될 기미도 없다. 중국은 탈북방지를 위해 그간 경찰력에 맡겼던 한만(韓滿)국경관리를 인민해방군으로 바꾸고 인원도 늘렸지만 500마일에 걸친 한만국경지대를 물샐틈없이 경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결국 중국은 탈북을 막기 위해서는 북송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송정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탈북현상은 확대 지속될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탈북자 북송문제가 나올 경우 인권과 난민지위에 관한 국제규범이행을 중국 측에 조용히 상기시키면서 제3국에로의 추방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탈북 하다가 적발된 자의 3족을 멸하겠다는 김정은의 발언이 탈북자 소식통에 의해 알려지고 이와 때를 같이해서 중국공안에 채포된 30여명의 탈북자를 중국이 북한으로 송환하겠다는 보도가 뒤따르면서부터 국민여론은 격앙되기 시작했다.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 북송반대시위가 전례 없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내 여론은 탈북문제에 관한 정부의 조용한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론도 중시해야 하지만 더 실효적인 것은 중국을 상대로 하는 외교적 해결을 적극 도모하는 것이다.

문제해결의 수순은 북송반대의사를 인권과 난민에 관한 국제규약을 앞세워 국제여론을 동원하는데 우선중점을 두는 것은 옳다. 그러나 이와동시에 한중양국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사실을 유의 하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대북정책이 안고 있는 입장을 충분히 포용하면서 탈북현상의 의미와 금후의 파장을 심도있게 토의하여야 한다.

 탈북원인이 주로 경제난에 기인하기 때문에 대북경제협력방안을 한중양국이 공동으로 협의, 지원하는 문제도 토의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이 제2의 개성공단설치확장을 위한 남북한 협의를 주선하거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필요한 지원방안에 관하여도 한중간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정부는 탈북자 북송반대를 법리를 앞세운 여론몰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중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지 관계라는 사실을 토대로 중국과의 외교협상의 출구를 여는데 더한층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